서울 관악구의 한 등산로에서 생면부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윤종(31)이 재판부에 "피해자가 반항하지 않았다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오빠 A씨는 지난 18일 JTBC '사건반장'과 인터뷰에서 "최윤종이 법원에서도 피해자 탓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판사님이 유족한테 할 말이 없냐고 해서, 저는 최윤종이 '죄송하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최윤종이) 자기는 잘못이 없고, 제 동생이 반항을 많이 해서 일이 커졌다고 얘기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그는 "자기는 그냥 성폭행 한번 하고, 기절시킬 생각이었는데, 피해자가 반항을 심하게 해서, 죄를 안 저지를 수 있었는데, 큰 죄를 저질러 억울하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토로했다.
최윤종이 법원에서 불량한 태도를 보였다는 주장도 나왔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몸을 꼬거나 비딱하게 앉아 있었다. 심지어 가끔씩 한숨도 푹푹 쉬면서 머리 뒤쪽으로 손머리를 한 채 진술을 했다"며 "아주 진정성 없는 태도를 보여 보다 못한 재판장이 '똑바로 앉으라'고 주의를 줬을 정도"라고 전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여름 방학 때 사고 나기 며칠 전 왔다 가면서 추석에 보자고 했는데, 며칠 사이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왔다. 우리 딸 못 보낸다. 아직 영정 사진도 한 번도 안 봤다. 보낼 수가 없다. 지옥도 이런 지옥이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정진아)는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최윤종에 대해 22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30년 장착 △신상정보 10년 공개·고지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10년 취업제한 △너클 몰수를 명령했다.
검찰은 최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방법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범행 대상을 몇달간 물색하다 피해자를 발견하자 (피해자의)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했다"며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하자 목을 감은 상태로 체중을 실어 피해자의 몸을 누른 점 등에 비춰보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고,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를 회복할 길이 없다"며 "유족 또한 치유될 수 없는 고통에 빠졌고 아직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사형 구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법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 혐의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인데 후자를 택한 것이다.
재판부는 최윤종이 범죄 전력이 없는 점, 가정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타인과 교류하지 못하고 '은둔형 외톨이'로 수년간 생활한 점, 우울증과 인격장애 등을 앓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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