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취업해서 친구들이랑 여수로 놀러 가는 길이었다는데….”
기록적 폭우로 차량 수십 대가 침수하면서 10여 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충북 청주시 궁평 제2지하차도 인근에서 만난 실종자의 외삼촌 ㄱ(49)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하차도 쪽을 황망하게 바라보면서 안타까워했다.
그는 “조카(24)가 최근에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했다.
어제가 쉬는 날이라 친구와 넷이 놀러 가기로 했다더라. 친구 2명은 먼저 도착했는데 뒤따라 버스를 타고 간 조카랑 다른 친구는 못 빠져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15일 오전 미호강 범람으로 발생한 이번 사고 현장에서 1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실종자 6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 사고 관련 사상자는 사망 6명, 경상 9명 등 15명으로 늘어났다.
현재 구조에 앞서 소방 당국의 배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ㄱ씨는 “비가 그렇게 왔는데 버스가 왜 이 길로 갔는지 모르겠다.
사전에 길을 통제했거나 알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ㄱ씨는 “누나는 지금 경황이 없어서 오지도 못했다.
우리는 인상착의를 아니까, (소방 쪽에) 신원을 빨리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현장에서 ‘신원 확인이 어렵다’라고 했다”며 “병원도 못 가고 지금 여기서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며느리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한 또 다른 실종자 가족 ㄴ씨(74)는 아직 물이 빠지지 않은 사고 현장을 바라보면서 발만 동동 굴렀다. ㄴ씨는 지하차도에 갇힌 아들이 세종에서 치과를 한다고 했다.
어제가 쉬는 날이라 친구와 넷이 놀러 가기로 했다더라. 친구 2명은 먼저 도착했는데 뒤따라 버스를 타고 간 조카랑 다른 친구는 못 빠져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ㄴ씨는 “아들이 다른 사람 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고 들었다”며 “시간이 너무 지났다.
소방 사람들도 ‘에어포켓’ 그런 것도 불가능하다고 얘기하던데, 완전히 절망적”이라고 흐느꼈다.
ㄴ씨는 “평소에도 자주 전화했던 아들이다.
이렇게 비가 많이 오고 하천이 넘치는 상황에서 도로통제도 안 했다니, 인재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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