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의원 반대
“조례가 있다고 교권침해 사건 감소 안 해”
시의회 본회의 상정조차 되지 않아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활동보호 조례안’(교권보호 조례안)에 대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해당 조례안은 학부모의 교원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금지하고, 교육감이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민원인을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게 하는 등 교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조항을 담고 있다.
조 교육감이 세 번째 임기의 1호 과제로 내세운 교권보호 조례안은 지난해 9월 입법 예고됐지만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의 반대로 인해 아직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 조례안은 ▲학생은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존중하고 나아가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보호자는 정당한 교육활동 중인 교원에 대하여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아야 한다 ▲교육감은 민원인이 법령 또는 학교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를 위반하여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학교장이 요청하는 경우 민원인의 그 행위가 관계 법률의 형사처벌규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한다 ▲학교장은 방문자가 무단침입 등 학교 출입 수칙을 위반한 경우 학교 시설 출입을 제한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유정인 서울시의원은 조례안이 입법예고된 직후인 지난해 9월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일곱 곳에 교권보호 조례가 있지만 해당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교권 침해사건이 감소하는 등의 변화는 없다고 한다”며 “교권보호조례가 실제 교권 보호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본회의에서는 “(교권보호 조례안의) ‘교육감은 학교가 외부기관으로부터 법령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간섭이나 자료 제출 요구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의회의 자료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또다시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지난 5월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현재 시의회에 발의된 ‘교육활동보호 조례’는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조처로 학교 출입 수칙을 위반하여 학교 구성원의 안전을 위협하거나 교육활동을 방해 행위를 하는 학교 방문자에 대해서 학교 시설 출입의 제한을 명시했다”면서 “서울시의회에서 교육활동보호 조례가 조속히 통과되기를 요청드린다”라고 적은 바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 교내 악성 민원 방지를 위한 자동녹음전화기 도입 예산 편성을 논의할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이희원 시의원은 “선생님들이 콜센터 직원분들은 아니잖느냐” “학부모님들이 (교사에게) 안 좋은 얘기를 할 수도 있는데 녹음이 된다고 하면 그게 부담돼서 전화할 수 있겠냐”며 반대했다.
고효선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악성 민원이나 욕설 전화가 너무 많아서 교사들이 피해를 입고 있기에 교육청으로서는 보호를 해야 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나 생활지도를 담당하는 선생님들 중심으로 한 대, 두 대 두려고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서울 서초구 교사 사망 사건이 ‘진보 교육감’들이 교권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나라 일부 교육감이 주도한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권리만 있지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는 없다”며 “야권 성향의 교육감도 교권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에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진보 교육감들과 전교조가 지나치게 교권을 추락시키고 학생들만 어화둥둥했던 것이 교권 추락 사태를 만든 본질적 원인”이라며 조 교육감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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