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 주차장에서 두 칸에 걸쳐 비스듬하게 주차한 ‘민폐’ 외제차주가 응징에 나선 경차 차주를 도리어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JTBC ‘사건반장’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남 아산에 사는 A 씨는 지난 5월 24일 오후 11시쯤 한 공용 주차장에 자신의 모닝 차량을 주차하러 갔다가 이 외제차주의 만행을 목격했다.
A 씨는 경차 구역에 한 BMW 차량이 비스듬하게 넘어와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A 씨는 경차 구역을 벗어나지 않도록 차량을 주차했다.
결과적으로는 모닝 차량이 BMW 차량 옆에 바짝 붙여 주차됐고, 선을 넘어온 BMW 차량은 빼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음날 BMW 차주인 B 씨는 경찰 도움으로 차를 뺀 후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 어디냐. 내가 가겠다”라고 윽박질렀다.
위협을 느낀 모닝 차주는 경찰 지구대 주소를 알려줬고, 두 사람은 지구대 앞에서 만났다.
BMW 차주 B씨는 모닝 차주 A 씨를 보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밀치고 머리채를 잡아끌고 지구대 안으로 들어갔다.
B 씨가 A 씨의 머리채를 잡은 모습은 지구대 안에서도 찍혔으며, B 씨는 경찰이 제지한 후에도 A 씨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이 모습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모두 찍혔다.
A씨는 “주차장이 밤에는 한가하지만, 아침이면 차들이 몰려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차선을 지켜서 주차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B씨가 전화로 ‘왜 그렇게 주차했느냐’고 물어서 선생님도 주차를 그렇게 하는 게 맞느냐고 말했고, 지금 어디냐고 물어 경찰 지구대 위치를 알려주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B씨가 고성을 지르고 폭력을 행사하며 머리채를 잡아 두려웠다.
자기보다 덩치도 작고 경차 운전자라 만만히 보는 것 같았다”며 “최근 CCTV 영상을 확보해 언론에도 제보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BMW 차주 B씨는 “주차할 때 내 차를 포함해 넓은 공간에 3대밖에 없었고 배가 아파 화장실이 급해 주차선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자리를 떠난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다음날 A씨가 휴대전화 문자로 만나는 장소를 알려주면서 반말로 해 화가 났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처음에 A씨와 전화 통화를 할 때 서로 존댓말을 했다.
그런데 A씨가 비아냥대듯이 반말로 문자를 보내오고 만나고 나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 더 화가 났다.
그가 인터넷 카페 등에 나의 차량을 번호판도 가리지 않은 채 그대로 올려 공개 망신을 주었다.
이 때문에 내 차를 못 타고 렌터카를 이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씨는 B 씨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해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 있으며, B 씨는 A 씨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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